2013년 5월 5일 일요일

To 소율

나중에 커서 이 글을 보게 될지 나도 까먹거나 구글이 정책이 바뀌거나 망해서

이글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SW업계라는게 있는 이상 구글은 존재할 것 같고

검색하다가 보면 비루한 내 기억력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여기에 쓴다.

오늘은 5월 5일 어린이날 이구나.

소율이에게 필요한건 이유식, 분유, 기저귀 같은 것 밖에 없고

인형같은 것들도 이미 선물을 해서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것 밖에는 없구나.

컴퓨터 바탕화면에 엄마가 병원에 있을 때부터의 사진이 쭉 흘러가기 때문에

늘 보면서 그 때의 일을 떠올린단다.

사람이 죽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했었고,

어린이 중환자 병동(NICU)에서 다른 애기 심폐 소생술을 할 때

의사 설명을 듣고 울음을 떠트리던 부모들의 얼굴도 눈에 떠오른다.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는 말을 실제로 경험했던 순간순간 이었지.

태어나 제대로 울지도 못할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너무 울어서 엄마 아빠가

참 힘들단다. 게다가 밥도 잘 때만 먹고 입이 너무 짧아서 엄마가 너무 걱정이다.

아빠는 네가 안 먹으면 그냥 안 먹이는데 엄마는 많이 먹여서 니가 토할 때도 많다.

그러나 안 먹으면 제대로 자리지를 못하니 엄마 방식이 맞다고 생각한단다. 

일단은 정상적으로 커야 뭘 하지 않겠니.

 김구라씨 아이처럼 현실적인 것을 다 알고 크는 것도 좋겠지만

난 애기때에는 애기가 볼 수 있는 것들을 보고 자랐으면 한단다.

그래서 하루에 소율이랑 가지는 시간을 정해 놓긴 하겠지만 충분히 클 때 까지는

현실적인 것을 강요하지 않고 내가 충분히 테두리를 쳐 주겠다는게 내 교육 철학이란다.

세상이 워낙 험해서 갑자기 환상에서 깰 수도 있겠지만,

그 동안은 산타할아버지 선물 기다리고, 별을 보면서 상상력을 키우며

위인들이 쫓았던 꿈들을 똑같이 꾸며 자랐으면 한다.

그런 너를 보면서 엄마 아빠도 사막같은 세상에서 한줄기 오아시스를 보며 달려 나갈 수

있으니까.

엄마가 간호사 출신이라서 그런지 네 건강에 관한 세세한 부분까지 다 신경을 써줘서

넌 정말 고급 간호를 받으며 건강하게 잘 자란 것 같다. 뒤집기 하기 전까지는 그냥 건강하게만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이제 슬슬 아빠가 욕심도 나는구나.

의사가 되어라 판사가 되어라 그런 건 아니고.

책을 보면서 아니면 음악을 하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거기서 빠질 수 있었으면 하는구나.

그래서 나중에 외로운 시간을 즐길 수 있고,
혹 금전적으로 가난하더라도 풍요롭고
살아갈 지혜를 얻을 수 있으니까.

책과 음악은 꼭 네게 주고 싶구나.

네게 하고 싶은 말보다는 앞으로 변할 내 모습이 두려워 나에게 하는 약속이 되어 버리는 

것 같다.

아빠가 원래 좀 그래 :) ㅋㅋ

널 안고 있으면 사랑이 뽀롱뽀롱 솟아 나서 사랑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단다.

커서도 우리 가족은 free hug를 많이 하자꾸나. 네가 돈을 벌면 돈을 좀 받을 수도 있겠지만

이런 말은 지금 하면 안되는 거겠지.

그럼, 이만 쓸께.

엄마가 니 밥을 먹이는데 나도 보고 싶어서 

사랑한다.

댓글 1개:

  1. 소율이가 나중에 크면..꼭 읽어주겠어요~^^자상한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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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댓글 공작을 지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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