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8일 화요일

가르침과 배움이 힘든 이유

메뉴
brunch
실행
편집삭제발행취소통계
라이킷7댓글1공유


HAJUNHO

brunch.co.kr/@hajunho
글쓰기좋아요알림

내 브런치
작가의 서랍
통계

브런치 홈
브런치 나우
브런치 책방
피드
위클리 매거진
설정 로그아웃


인생의 나침반이 된 글
가르침과 배움이 힘든 이유


byHAJUNHOApr 05. 2016아래로


제(齊) 나라 환공(桓公)이 대청 위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윤 편(輪扁 - 수레바퀴 깎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편이라는 사람)이 대청 아래에서 수레바퀴를 깎고 있다가 망치와 끌을 놓고 대청 위를 쳐다보며 환공에게 물었다.

"대왕께서 읽고 계신 것이 무슨 책입니까?"

"성인(聖人)의 말씀이니라."

"그 성인은 지금 살아 계십니까?"

"벌써 돌아가셨느니라."

"그렇다면 대왕께서 지금 읽고 계신 책은 옛사람의 찌꺼기입니다."

환공이 벌컥 화를 내면서 말했다.

"과인이 책을 읽고 있는데 수레바퀴나 만드는 네놈이 감히 시비를 건단 말이냐. 합당한 설명을 한다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제가 하는 일의 경험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수레바퀴를 깎을 때 많이 깎으면 굴대가 헐거워서 튼튼하지 못하고, 덜 깎으면 빡빡하여 굴대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더도 덜도 아니게 정확하게 깎는 것은 손짐작으로 터득하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을 뿐, 입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더 깎고 덜 깎는 그 어름에 정확한 치수가 있을 것입니다만 제가 제 자식에게 깨우쳐 줄 수 없고 제 자식 역시 저로부터 전수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나이 칠십에도 불구하고 손수 수레바퀴를 깎고 있는 것입니다. 옛날의 성인도 그와 마찬가지로 가장 핵심적인 깨달음은 책에 전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을 것입니다. 그러니 대왕께서 읽고 계신 것이 옛사람의 찌꺼기일 뿐이라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 장자의 윤 편에 나오는 이야기
keyword
수레바퀴
수레
magazine인생의 나침반이 된 글
가르침과 배움이 힘든 이유 현재글
오늘의 의미
불가사리


HAJUNHO
경험주의자



댓글1


제갈 냥이Apr 05. 2016

심오한 감동이 ^ . ~




작가와 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세요!
스티커
확인
작가의 이전글나에게 몇가지 질문

취소 완료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검색

댓글 없음:

댓글 쓰기

국정원의 댓글 공작을 지탄합니다.

UPBIT is a South Korean company, and people died of suicide cause of coin investment.

 UPBIT is a South Korean company, and people died of suicide cause of coin. The company helps the people who control the market price manip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