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2일 수요일

첫 딸 육아 스토리 매거진 中




첫 딸 육아 스토리
인큐베이터는 중환자실

소율이네 이야기 1
byHAJUNHO Dec 22. 2015아래로

인큐베이터가 중환자실이라는 것을 소율이 나올 때 처음 알았다. 그 전에는 인큐베이터에 들어 갔다고 하면 요람에서 애기를 키우는 것 정도로만 알았었다.




지금은 해맑은 이 아이는









태어났을 때 이랬다.
지금 봐도 눈물 글썽




1740 이었나 90이었나... 믓튼 1.8Kg이 안되었었다.




와이프는 임신 중독증이었는데, 병원가면 낫겠지라고 생각한 나와 와이프는 이렇게 해맑았다.





눈에 바로 보이는 증상은 발이 많이 붓는다.



임신 중독증은 죽을 수도 있는 병이다.
애기를 낳고나면 드라마틱하게 낫는 병이기도 하다.




단백질 수치가 +3을 넘어가고 소변에서 피가 섞여 나오는데도 아이가 덜 자란 상태라 와이프는 울면서 지금 낳지 않겠다고 했고. 난 그 모습을 보며, 온갖 서류에 싸인을 해야만 했다. 많은 서류를 꼼꼼히 읽었지만 요약하자면 약물이던 무엇이던 병원에서는 최선을 다할테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당연한 말인데 왜 굳이 싸인을 받는지 모르겠다. 아이를 낳고난 후에도 아기한테 쓰는 약물들에 대해서 싸인을 해야 했다. 내가 의사가 아니라 내용을 모르니 일일이 이해가 되도록 설명을 해 달라고 했다. 설명을 들으면서도 이해 안되는 부분들은 꼬치꼬치 캐물었는데 모두 물 흐르듯이 답변해 주었다. 역시 의사는 의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격앙된 목소리의 내 요구에도 차근차근 설명해 주시던 의사 선생님이 생각난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당신이 의사가 아닌 다음에야 이 아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걱정' 외엔 아무것도 없다. 지금 아이가 입원한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들만이 아이의 생명을 살릴수가 있다. 다만 소소한 것들은 할 수 있는데 새우를 좋아하던 와이프를 위해 싸와서 줬던 기억이 난다.








가느다란 호수로 5mg 씩 주사기로 영양분을 공급 받는다. 호수가 식도로 들어가 있는데 얼마나 아플까?




호수를 뽑고 나면 이렇게 젖을 빤다.

아마 겪으신 분들은 이렇게 젖을 빠는 기간까지가 수년으로 느껴지실 것이다.





애기 낳는 준비를 할 때 유축기는 미국에서 메델라를 사왔었다. 메델라가 좋다고는 하지만 아이가 먹는양을 계속 늘이면 나중에는 젖에서 피가 난다. 엄마는 정말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다.





참... 예비 아빠가 꼭 알아야 할 사항이 있다. 아이를 낳고 나면 엄마가 젖이 돌기 시작하는데 가슴 마사지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간호사에게 물어서 전문가를 부르는 것을 추천한다. 미리 대비해 두지 않으면 와이프는 가슴이 아파서 고통을 호소한다. 십여만원 내외인데, 알로애를 이용해서 영양 보충을 해 주는 코스들도 있다.



인큐베이터에서 나올 때 모습




인큐베이터에서 나와서 추운 겨울 집에 데리고 왔다. 007 작전을 방불케한다는 말을 왜 쓰는지 알 것 같았다.








인큐베이터의 아이들은 호수가 꽂혀 있고 몸이 약해서 크게 울지 못한다. 아이가 힘차게 우는 모습에 짜증내는 부모들을 많이 봤는데 정말 복에 겨워 내는 짜증이다. 난 아이가 잠자지 않고 울어도 행복했다.




인큐베이터는 애기들 중환자실이라서 바로 거기서 수술을 진행한다. 요즘은 의학의 발달로 800g도 살린다고 하지만 케바케고. 난 면회시간에 CPR(심폐소생)을 받던 아이가 사망하는 것도 보았다.



그리고 작은 방에서 그 소식을 말하는 의사와 그 소식을 전해들은 부부가 나오며 짓던 얼굴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렇게 얻게된 트라우마 관련 이야기는 지금은 잘 극복했으니 다음에 전하기로 약속한다.




임신 중독증 원인은 모르지만 내 케이스만 이야기를 하자면 와이프에게 잘 못해주면 생기면 병으로 보인다. 대기업에서 선행 개발을 하니, 집에서 와이프를 돌봐줄 시간이 거의 없었다. 항상 야근, 특근... 명절도 대부분 출장으로 보냈었다. 직장 스트레스로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하찮은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은 병원에서 보냈던 시간이 나에게 말해주었다.




인큐베이터 하루 비용은 기본 30만원에 육박하지만 국가에서 전액 부담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군대에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던 경험이기도 하다. 실제 병원에서 경험했던 정밀한 장비들과 생명을 다루는 사람들의 인건비등을 고려하면 사실 하루 30만원도 작지만 직장인인 내가 한달 900을 부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일단 죽어가는 아이는 무조건 살리고 본다는 국가 정책을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대단한 정치인들이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정말 고맙습니다.




다른 예비 아빠들도 나와같은 상황이 오면, 설사 의학적 내용을 모른다고 해도 일일이 의사에게 물어 봤으면 한다. 인터넷으로 얻는 정보도 좋지만 아마 겪으신 분들은 적절한 타이밍에 전문가가 해주는 정보에 비하면 쓸모없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물어보는 와중에도 의료진들은 알아서 환자를 수술실로 옮기고 있고 만반의 준비를 진행하고 있을테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생명을 다루는 사람들이니 낮은 자세로 다른 생각들은 접어두고, 다만 책임은 보호자인 내가 질 요량으로 모든 것을 물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애피소드를 좀 더 말하자면 병원을 자주 다닐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봤던 깡패들도 많았다. 다들 아파서 기다리는데 자기 엄마 먼저 치료하라고 고성을 지르는 사람도 있었고, 칼을 휘두르는 사람도 있어서 의사도 다치고 경찰도 출동하고 그랬었다. 의료진들... 연봉이 수십억 되는 사람들 아니다. 특히 레지던트의 경우 정말 박봉이다. 병원 다니던 기간 동안 전문의 시험 합격해놓고 새벽에 출근하다가 버스에 치여 죽은 의사 소식도 접했다. 그것도 횡단보도에서.




생명을 위해 일하는 한국의 수많은 의료진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우리 아이를 살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첫번째 이야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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